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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방송전남] 40명이 5억… 임시정부 비밀금고 ‘전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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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전남CBS 시사프로그램 <생방송전남>
■ 채널 : 라디오 FM 102.1 / 89.5 (17:00~18:00)
■ 제작/진행: 안효경 제작팀장
■ 대담 : 김재기 교수 (전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 안효경>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았습니다. 그런데, 임시정부의 독립군 자금이 전라도 주민들을 중심으로 모금됐다는 사실이 적힌, 조선총독부 경무국 비밀문서가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이 자료를 공개한 전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김재기 교수의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 안효경>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았습니다. 정치학 학자로서의 소감이 남다르실 것 같아요.

◆ 김재기> 100년 전 3.1운동 여파로 상해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출범했습니다. 임시정부가 선포했던 게 자주독립국가와 민주공화제를 내세웠어요. 그런데 지난 100년 동안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대해서는 홀대와 망각 속에 있었습니다. 다행히 문재인 정부 들어서 국가적 차원의 기념과 예우를 하고 있어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제가 지금 재외한인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데, 올 초부터 임시정부와 3.1운동 속 광주전남의 역할에 대해 재조명하고 있습니다. 학술회의도 하고 독립운동 현장 탐방을하면서 100년 동안 묻혀왔던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을 발굴하고 이를 통해 서훈을 찾을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학자로서 많은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 안효경> 그러니까 ‘대한민국’이라는 국호가 생긴 것이 정확히 100년 전인 거죠?

◆ 김재기> 네, 정확히 오늘(11일)입니다.

◇ 안효경>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의 의미를 짚어주신다면?

◆ 김재기> 100년 전 우리가 머나먼 이국땅인 중국 상해로 망명했잖아요. 임시정부를 수립했던 ‘한인 디아스포라’ 이 분들이 100년이 지난 지금 분단된 한반도를 보면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실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대한민국이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지고 삶의 질이 나아졌지만, 조국이 분단된 모습을 보면 가슴아파하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100주년이 된 2019년은 한반도 평화와 번영, 새로운 대한민국의 100년을 시작하는 원년이 되어야 한다는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고 싶습니다.

◇ 안효경> 이번에 공개된 ‘조선총독부 비밀문서’, 어떤 자료인지?

◆ 김재기> 네, 이 자료는 3.1운동 이후 수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 독립군 자금을 주로 전라도 중심으로 모금했다는 조선총독부 경무국장이 작성해 일본 외무성에 보고한 16쪽짜리 비밀자료를 제가 분석한 것입니다. 1920년 작성해 비밀보고서로 제목은 '전라남도에서 임시정부(假政府) 조선독립군 자금 모집원 검거'로 되어 있습니다.

◇ 안효경> 비밀문서는 어떻게 공개된 건가요?

◆ 김재기> 3.1운동 연구를 하면서, 그 분들이 독립운동 자금 모금도 연결이 되더라고요. (제가 직접) 국사편찬위원회 사이트 들어가 한 분 한 분 3.1운동 참가자들을 찾으면서, 그 이후에 어떤 활동을 했는지 찾다가 비밀문서를 확인하고 한 달 동안 내용을 분석하였습니다.

◇ 안효경> 그럼 누가 검거가 되신 건지?

◆ 김재기> 북간도 신흥무관학교에 한문 교사로 있었던 신덕영, 최양옥이라는 분이 광주로 내려왔고요. 광주 3.1운동 핵심 이윤호, 이창호 형제 중심으로, 또 광주 노 씨를 중심으로 광주에서 주도했었고요. 또 조를 2개로 나눠 전남에서 모집하던 분들이 검거가 된 것입니다.

◇ 안효경> 모금 배경은?

◆ 김재기> 3.1운동이 진압이 됐잖아요? 그 역량을 모아 임시정부가 수립되긴 했는데, 외교적이나 비폭력의 방법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해서, 상해 임시정부나 만주지역에서 무장투쟁을 해야 한다, 그런 각성이 있었습니다. 그러려면 독립운동에 필요한 무기와 식량 그런 비용이 필요한데, 전라도가 농산물이 많이 나고 현금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광주를 거점으로 돈이 많은 분들 찾아가 독립운동 자금을 모았던 것 같아요.

◇ 안효경> 총 어느 정도의 금액이 모아졌다고 나와 있나요?

◆ 김재기> 총 금액은 나오지 않았지만, 40여 명을 상대로 제가 계산을 해봤습니다.
그때 1원을 현재 6만 원 정도로 계산을 하는데, 그 당시 100원부터 1,500원, 5,000원까지도 내신 분이 계세요. 이것을 다 합해보니까 8,000원이고 현재 가치로는 약 5억원 정도 되는데, 단일 사건이 이 정도라는 것이고 밝혀지지 않은 것은 더 많겠죠.

◇ 안효경> 일제의 감시도 상당했을 텐데, 모금이 어떻게 가능했다고 보세요?

◆ 김재기> 처음에 1919년도에 조선독립대동단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독립운동 자금을 모았습니다. 노출이 되지 않기 위해서 농민주식회사라는 농업회사를 만들었습니다. 회비와 투자금으로 돈을 받고 실제로는 비밀리에 모아 만주나 상해로 보내는 그런 식으로 위장했다는 내용들이 그 보고서에 나옵니다.

◇ 안효경> 특별히 이 부분과 관련해서 중추적인 인물을 소개해주세요.

◆ 김재기> 광주지역에서 지역상황을 잘 아시는 분들이, 3.1운동 주도했던 이윤호 선생님, 동생, 처, 장인 한 가족이 기록에 다 나옵니다. 광주에서는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셨고, 광주 노 씨 분들도 5명 정도 이름이 나오는데요. 그 당시 상당한 부자이셨던 걸로 추정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셨습니다.

◇ 안효경> 이번 16쪽에 달하는 보고서, 자료의 의미는?

◆ 김재기> 이 문서를 조선총독부가 아주 엄중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이 보고서를 만들어 일본 총리와 각 장관에 보고하고, 경찰, 검찰청, 법원, 조선군 사령관 헌병대장에게까지 이 내용을 다 보냅니다.

이런 일이 있으니까 각성해 감시하고 찾아내라는 의미로 보내거든요. 그래서 이런 것을 볼 때 얼마나 큰 사건이었는지 하는 생각이 들고요. 만세운동보다 독립운동자금을 내다 검거되면 형량이 더 높더라고요. 이윤호 선생이 3.1운동 때 4개월 받으셨는데, 독립운동자금으로 7년 형을 받으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밀스럽게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비밀금고라고 이야기 하는 것이고요.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기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인데 전라도 사람들이 광주전남에서 돈을 많이 내 기여를 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 안효경> 앞으로 찾아내야 할 자료, 연구들이 많죠?

◆ 김재기> 이 부분은 빙산의 일각입니다. 향후 비밀리에 낸 분들을 추적해야 하는데, 비밀스럽게 해서 자료가 거의 없습니다. 임시정부 자료나 일제체제 재판 자료나 비밀보고서 전부 모아 체계적으로 분석해야 되고, 찾아 서훈도 하고 해야 될 일이 많이 있을 것 같습니다. 이것은 국가의 일이죠.

◇ 안효경>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을 건국절로 제정하는 것에 대해서 그동안 논쟁이 많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 김재기> 독립운동을 인정하냐 안 하냐, 친일이냐 아니냐, 이런 걸로 논쟁이 됐고요. 근현대사 교과서까지 바꾸는 문제거든요. 100년 전 임시정부가 완전한 국체는 아니지만 헌법도 만들었고, 민주공화제라는 것을 선언했기 때문에 대한민국을 선언을 했던 그 때부터 해야 되지 않겠나,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안효경> 여전히 한일간 해결해야 되는 문제들이 많습니다. 위안부, 강제징용, 독도 문제까지 이런 부분 한일 관계 어떻게 풀어 나아가야 할지?

◆ 김재기> 세상 살아가면서 이웃을 잘 만나야 하는데, 우리는 일본이라는 이웃을 잘못 만나 불미스러운 일이 많았습니다. 장기적으로 일본과 평화롭게 잘 살아야 하는데, 이 과거사에 대해서는 일본 측의 정중한 사과와 반성이 있어야 하고, 그 후에 과거사에 대한 문제를 풀어야 되지 않겠나 싶습니다. 일본 측의 식민지 지배에 대한 반성과 사과가 우선적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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